월간 중부기록

2월은 졸업의 달입니다. 입학, 개학을 맞이한 뒤 새 학급 친구들과 나누던 첫 자기 소개, 봄 소풍, 첫 중간고사, 여름방학, 가을의 운동회… 이렇게 많은 일들이 지나가고 나면 어느새 한 학년이 마무리되고, 6학년은 학교를 후배들에게 맡기고 떠날 때가 다가옵니다. 「월간 중부기록」 2월에서는 인생의 다음 장으로 내딛는 설렘과, 친구들과 헤어지는 아쉬움이 함께하는 졸업식의 풍경을 살펴봅니다.

| 소장기록 한 장면

1974 재동국민학교 졸업식 안내
재동국민학교 졸업식 안내(1974)

1974년 2월 6일 11시,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재동국민학교의 제66회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이 날 졸업한 학생은 총 674명으로, 남학생으로 구성된 학급 4반, 여학생으로 구성된 학급 3반, 혼성 학급 1반이었습니다. 대다수의 학생은 중학교에 진학하기를 선택했지만, 11명의 학생은 가사 종사, 이민 등의 이유로 중학교 진학을 하지 않았습니다. 1985년부터 중학교 의무교육이 실시되었으니, 이 때는 아직 중등교육 의무화가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졸업식 안내문에서 1974년도 졸업생들의 졸업식 수상 명단, 1973학년도의 중요 행사, 대외 수상 명단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74년 2월 6일 열린 재동국민학교 졸업식에서 학생이 상장을 수여받는 모습
1974년 2월 6일 열린 재동국민학교 졸업식에서 학생이 상장을 수여받는 모습
1974년 2월 6일 열린 재동국민학교 졸업식 전경
1974년 2월 6일 열린 재동국민학교 졸업식 전경

| 우리 역사 속 졸업식

인현보통학교 광희 졸업생 : 제1회 (1908년)
인현보통학교 광희 졸업생 : 제1회 (1908년)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도 졸업식은 열렸습니다. 대한제국 시대이던 1908년, 인현보통학교(현 서울광희초등학교)의 제1회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졸업 기념 사진 속 선생님과 학생들은 모두 한복을 입고 있고, 학생들은 학생모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모는 1895년부터 도입된 것으로, 두루마기 차림의 한복에 학생모를 쓰는 것이 당시의 교복이었습니다. 학생들 뒤로는 대한민국 국기가 교차로 나부끼고 있습니다.

교동공립보통학교 졸업식 전경(1934)
교동공립보통학교 졸업식 전경(1934)
경성교동공립심상소학교 졸업기념 사진(1938)
경성교동공립심상소학교 졸업기념 사진(1938)
동성상업학교 19회 졸업(1941)
동성상업학교 19회 졸업(1941)

한일병합조약 체결 후 일본과 서양 문물의 영향을 받아 제복과 일본 교복 가쿠란 형태의 교복이 등장하여, 일제강점기 시기의 졸업식 사진에서는 학생들이 한복이 아닌 다른 형태의 교복을 입고 있습니다. 1934년의 교동공립보통학교(현 서울교동초등학교) 졸업식 전경, 1938년의 경성교동공립심상소학교(현 서울교동초등학교) 사진 중앙에는 일본 국기가 걸려있어 일제 강점기의 아픔이 느껴집니다. 동성상업학교의 19회 졸업식 사진 속 학생들도 어깨에 일본 국기를 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전쟁 중에도 교사들은 가르침을, 학생들은 배움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은 마룻바닥, 거리를 가리지 않고 수업이 이루어지는 거리라면 바닥에 앉아 교과서를 들고 공부에 열중했습니다. 서울봉래국민학교(현 서울봉래초등학교)의 수복 후 졸업기념 사진(1952), 서울봉래국민학교 졸업앨범(1953)에서 학업을 계속했던 미래의 주역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53년도 서울봉래국민학교 졸업앨범에서는 서울에서 경상남도 거제까지 피난갔을 당시 피난 학교의 수업 풍경을 여러 장의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서울봉래초등학교 수복 후 졸업기념 사진(1952)
서울봉래초등학교 수복 후 졸업기념 사진(1952)
서울봉래국민학교 졸업(1953)
서울봉래국민학교 졸업(1953)

| 식순따라 살펴본 졸업식 사진

1989년 초 겨울, 서울혜화초등학교에서는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이 날 혜화초등학교에는 재학생, 학생 가족, 내빈 등이 찾아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하였습니다. 졸업식 노래와 함께, 실제로 진행되었던 졸업식 식순에 따라 그 날의 졸업식을 다시 되짚어볼까요?

1. 개식 및 국민의례

졸업식의 첫 순서로는 졸업식의 시작을 알리는 개식사가 있었다.
졸업식의 첫 순서로는 졸업식의 시작을 알리는 개식사가 있었다.
졸업하는 6학년 학생들의 국민의례 모습
졸업하는 6학년 학생들의 국민의례 모습
졸업생들의 숫자, 입학년도, 업적 등을 설명하는 학사보고
졸업생들의 숫자, 입학년도, 업적 등을 설명하는 학사보고

2. 졸업장 수여

졸업장 수여 전 낭독하는 교장 선생님
졸업장 수여 전 낭독하는 교장 선생님
졸업장을 수여받는 모습
졸업장을 수여받는 모습

3. 상장 수여

상장을 받기 위해 진지하게 대기하는 학생들
상장을 받기 위해 진지하게 대기하는 학생들
상으로 메달을 수여받는 학생
상으로 메달을 수여받는 학생

4. 학교장 훈화

혜화초 교장 선생님의 졸업생들에게 전하는 말씀 순서
혜화초 교장 선생님의 졸업생들에게 전하는 말씀 순서

5. 송사 및 답사

혜화초 재학생의 선배에게 보내는 송사
혜화초 재학생의 선배에게 보내는 송사
당일 졸업하는 학생의 후배에게 보내는 답사
당일 졸업하는 학생의 후배에게 보내는 답사

6. 졸업식 노래 및 교가 제창

졸업식 마지막 순서, 졸업식 노래 및 교가 제창
졸업식 마지막 순서, 졸업식 노래 및 교가 제창
1946년 문교당국에 의하여 제정된 졸업식 노래

| 미래에서 만나, 타임캡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특별한 방법으로 몇 년 간의 학교 생활을 돌아보고, 미래를 기약하기도 합니다. 2000년대에는 20년 뒤 나에게 쓰는 편지, 일기, 사진, 아끼던 장난감, 잡동사니 등을 상자에 넣고, 상자를 땅에 묻어 20년 후에 열어보기로 약속하는 타임캡슐이 유행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서 20년 후가 된 현 시점, 묻어 뒀던 타임캡슐의 개봉식이 종종 열리고 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시간이 많이 지나 졸업생들에게 연락이 닿기가 쉽지 않고, 시간과 비용이 드는 행사인 만큼 과정이 순조롭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자신이 남긴 기록과 소중하게 생각하던 물건을 다시 만나 옛 추억을 떠올리고 힘을 얻어 새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경험은 무엇보다도 값질 것입니다.

경신고등학교 2001년 졸업생 편지 타임캡슐
경신고등학교 2001년 졸업생 편지 타임캡슐
경신고등학교 2004년 졸업생 편지 타임캡슐
경신고등학교 2004년 졸업생 편지 타임캡슐
경신고등학교 2005년 졸업생 편지 타임캡슐
경신고등학교 2005년 졸업생 편지 타임캡슐
경신고등학교 2007학년도 졸업생 편지 타임캡슐
경신고등학교 2007학년도 졸업생 편지 타임캡슐
'20년 전 나를 만나다' 추억의 타임캡슐 개봉 날 [출처: SB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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