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중부기록

가을이 오면 전교생들, 동네 주민들이 학교 운동장을 가득 메우는 운동회가 열립니다. 이 날을 위해 체육 시간과 점심 시간, 종례 후에도 삼삼오오 학교에 남아 운동회를 준비하고, 운동회 당일에는 승부욕에 불타 눈을 빛내던 그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시간이 흘러 학생 수가 줄어들고 맞벌이 가족이 늘어나는 등의 이유로 운동회가 예전만큼 시끌벅적하지 않고, 심지어는 코로나19로 인해 운동회가 잠시 사라지기도 했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로는 운동회가 다시 학생들의 곁에 돌아와 매년 함께 하고 있습니다. 10월의 「월간 중부기록」에서 여러분이 기억하는 운동회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보세요.

| 소장기록 한 장면

1984년 기마전이 시작되어 돌진하는 재동초 어린이들
1984년 기마전이 시작되어 돌진하는 재동초 어린이들
1984년 재동초 운동회 기마전
1984년 재동초 운동회 기마전

이 사진은 1984년 재동초등학교의 가을대운동회 중 기마전 경기에서 포착한 장면입니다. 이 날 운동회는 청백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기마전은 4명이 한 조를 이루고, 세 명이 말이 되어 한 명의 기수를 목마 태우고 상대와 겨루는 종목입니다. 기수 역할은 운동 능력이 좋고 힘이 세거나,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학생이 주로 맡았습니다. 초기의 운동회 기마전은 머리띠를 뺏는 방식이 많았지만, 거친 경기로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아 점차 모자를 뺏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경기가 한창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운데 맞붙은 조는 백팀 기수의 모자가 땅에 떨어진 것을 보니 승부가 막 끝난 참입니다. 사진 왼쪽의 승부는 청팀의 모자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니 이제 막 결판이 났습니다.

| 준비, 땅!

1972년 매동초 달리기 결승선 통과
1972년 매동초 달리기 결승선 통과
1974년 재동초 공 굴리기 경기 반환점 통과
1974년 재동초 공 굴리기 경기 반환점 통과
1984년 재동초 장애물 달리기
1984년 재동초 장애물 달리기
1984년 포대 달리기 중인 재동초 어린이들
1984년 포대 달리기 중인 재동초 어린이들
1984년 재동초 사람 찾기 달리기 결승선 통과
1984년 재동초 사람 찾기 달리기 결승선 통과
1987년 재동초 50m 달리기 결승선 통과
1987년 재동초 50m 달리기 결승선 통과

달리기는 운동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종목입니다. 기본적인 달리기인 50m, 100m 달리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주를 준 달리기 종목이 운동회에서 진행됩니다. 1970-80년대 재동초에서는 공 굴리기, 포대 달리기, 사람 데려오기 달리기, 장애물 달리기 경기가 이루어졌습니다.

초등학생 키만큼 오는 큰 공을 굴리는 공 굴리기나, 포대에 들어가 콩콩 뛰면서 반환점을 돌아 출발선으로 돌아오는 포대 달리기 종목은 규칙이 간단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도 쉽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심화된 달리기 경기로는 사람 데려오기, 장애물 달리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장애물 달리기는 허들을 뛰어넘고 터널을 통과하거나 그물 밑을 기어서 지나가는 장애물 통과 경로와, 훌라후프를 몇 번 이상 돌리거나 밀가루 속에서 물건을 찾는 등의 미션 경로로 구성됩니다.

사람 찾아 달리기는 출발선에서 휘슬 소리를 듣고 달려 일정 구간에서 종이 쪽지를 줍고, 쪽지에 씌여진 조건에 맞는 사람을 찾아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는 경기입니다. 사진 속에서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학생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을 찾아야 했을까요? 같이 손을 잡고 들어온 어른의 손에 카메라가 들려있습니다. 두 번째로 통과한 학생은 선생님을 데려온 것으로 보이네요.

| 매스게임

1970년 동성중고 운동회 매스게임
1970년 동성중고 운동회 매스게임
1970 동성중고 운동회 매스게임
1970 동성중고 운동회 매스게임
1980 매동초 운동회 매스게임
1980년 매동초 운동회 매스게임

매스게임은 대규모의 인원을 동원한 집단군무 퍼포먼스입니다. 80년대까지는 어린이날, 운동회에 학생들을 동원하여 매스게임을 종종 선보였습니다. 다만 매스게임을 준비하려면 적어도 2~3주, 길게는 몇 개월씩이나 연습을 했어야 했는데, 이 과정이 너무 어린이들에게 고되고 다소 권위주의적이라는 여론에 따라 현재는 어린이날, 운동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행사가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날에 높은 분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매스게임이 꼭 필요한 것이었을지, 어린이들이 정말 행복했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 전통이 함께하는 운동회

1984 재동초 꼭두각시 놀음
1984 재동초 꼭두각시 놀음
1984 재동초 놋다리밟기
1984년 재동초 놋다리밟기
1984 재동초 차전놀이
1984년 재동초 차전놀이
1987 재동초 부채춤
1987 재동초 부채춤

운동회에서는 우리의 전통 문화가 돋보이는 민속놀이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꼭두각시 놀음은 주로 초등학교 1~2학년 정도의 어린이들이 한복을 입고 선보이던 율동입니다. 조금 더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주로 여학생들이 참가했던 놋다리밟기, 남학생들이 참가했던 차전놀이, 그리고 공연 형태의 부채춤, 차전놀이를 운동회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놋다리밟기는 학생들이 나란히 허리를 숙여 다리를 만들고, 그 위를 체구가 작고 가벼운 학생이 양쪽 손을 잡고 도움을 받아 다리 위를 지나가는 놀이입니다. 차전놀이는 양 쪽 기수가 각각 나무로 만든 동채 위를 밟고 올라가고, 동채를 들어올리고, 부딪쳐 힘을 겨룬 뒤 상대방의 동채를 땅에 닿게 하면 이기는 민속놀이입니다. 사진을 보면 학교에서 진행한 만큼 조금 간소화되었더라도 전통에 알맞게 기수는 한복을 입고 진행하였습니다. 1974년 재동초등학교에서는 독특하게 ‘단심줄놀이’가 진행되었습니다. 단심줄놀이는 대표적인 대동놀이로, 한 가운데 봉을 세우고, 12가닥의 천을 엇갈리게 하며 줄 끝을 잡은 사람들이 방향에 따라 돌며 천을 엮는 놀이입니다.

| 운동회의 하이라이트, 단체전

1974 재동초 풍선 터트리기
1974년 재동초 풍선 터트리기
1956 재동초 꼬리잡기
1956년 재동초 꼬리잡기
1974년 재동초 박터트리기
1974년 재동초 박터트리기
1984년 재동초 줄다리기
1984년 재동초 줄다리기
1991년 재동초 이어달리기
1991년 재동초 이어달리기

청팀 백팀의 단합을 강조하는 운동회에서 가장 주목 받는 경기들은 역시 단체전입니다. 상대팀 발목에 붙은 풍선을 터트려 풍선을 더 많이 지킨 팀이 승리하는 풍선 터트리기, 팀 별로 허리를 잡고 일렬로 늘어선 대열의 맨 끝 사람을 잡아 탈락시키는 꼬리잡기 놀이를 재동초등학교에서 기록한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먹 만한 콩주머니를 던져 매달려있는 박을 맞춰 터트리는 박 터트리기 종목도 운동회에서 빠지지 않는 종목이었습니다. 박이 펑! 터질 때 흩날리는 꽃가루는 운동회 기분을 물씬 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간혹 단단하게 붙어있는 박이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는 경기 이후에 반칙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운동회의 마지막 순서를 차지하고, 운동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종목은 예나 지금이나 이어달리기가 아닐까요? 이어달리기는 학년별로 진행하기도 하고, 학년에 상관없이 달리기를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여 진행하기도 합니다. 보통 이어달리기는 운동회 점수에서 많은 배점을 가져가는데, 이 날 이어달리기에서 역전에 성공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승리하고, 청백전에서 우승까지 안겨주는 학생은 그 날의 스타가 되었습니다.

| 관련 소장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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